최근 유튜브 추천 영상중에서 모 일본 관련 유튜버의 이야기가 있었다. 사실 라이브라서 시간 맞추기도 애매했기에 방송을 제대로 보지는 않았지만, 제목(대충 전기세가 비싸서 안팔린다는 뜻)이 너무 어그로가 끌렸던 기억이 있다. 해당 영상을 통해 많은 한국인들이 오해했을 수 있기에 간단히 몇 마디만 정리해볼까 한다. (현재는 많이 수정되어서 테슬라가 안팔리는 이유에 대해서 고찰하고 있는 듯하다.)
일단 배경이 되는 비싼 전기세에 대해서 살펴보자.
한국보다 일본은 전기세가 많이 비싸서 여름에 에어컨도 제대로 못 튼다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이다. 일반적인 4인 가정의 경우, 집 크기에 따라 많이 다르겠지만, 한국에서는 보통 1~5만원 정도의 전기세가 나왔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내가 혼자 살면서 전기를 써도 1~6만원까지의 전기세가 나오며, 4인가정의 경우 8~20만원까지는 얼마든지 나올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이 쓰는 전기는 보다시피, 확실히 비싸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 무더운 일본에서 전기세가 비싸다는 이유로 에어컨을 제대로 키지 않는 것은 한국에서 이민왔거나 다른 전기가 더 싼 국가에서 이민을 온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애초에 처음부터 전기세가 저 가격인게 당연한 사람들인데, 비싼 돈주고 에어컨 설치한 다음에 안튼다? 어지간히 가난한 사람이거나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집이 아닌 이상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일본의 누진세 단계는 4단계 정도밖에 없기에, 한국처럼 고용량 사용자라고 훨씬 더 큰 요금 폭탄을 맞는 경우가 덜하다. 각 단계 사이의 사용량 차이도 크고,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기에, 혼자사는 사람도 그렇게 비싸게 내고 있는 거기도 하고.
간단히 말하자면, 전기세가 비싼건 사실이지만, 이미 비싸서 더 쓴다고 그렇게 많이 치솟는 것도 아니고(물론 여름 겨울에는 오른다), 애초부터 이 가격이기 때문에 그냥 그렇게 산다.
다음으로 가솔린차의 연비와 1km당 실비용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일반적으로 일본의 자동차는 실연비가 10km/L~30km/L(하이브리드)~40km/L(경차) 정도가 나오는 듯하다. 하지만 체급이나 기타 등등을 고려해서 경차(그리고 오토바이 등등 2륜차)를 제외하도록 하자. 보통 일본의 기름은 최근의 저유가 기조덕분에 리터당 130엔(비쌀 때에도 150엔 정도였었음. 산간 오지, 섬 등등에서는 200엔이 넘기도 함.)정도 한다. 즉, 1km당 4.33~13엔 정도의 가격이 나온다고 할 수 있게다.
참고로 일본의 2020년 3월의 국토교통성의 자료에 따르면 경차와 트럭과 같은 차량을 모두 포함한 경우의 평균 연비는 22.0km/L로,
1km당 5.9엔이라고 할수 있겠다. 대충 현재 환율로 60원이 조금 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전기차(EV)의 연비(전비?)와 1Km당 비용에 대해서 살펴보자
닛산 리프의 경우, 40kWh의 배터리를 가지고 잇으며, 총 322km를 달릴 수 있어서 연비는 1kWh당 8.55km정도 된다. 보통 일본의 전기요금의 경우, 밤과 낮이 가격이 다르기도 하고, 바깥에서 충전해야할 경우를 고려해서, 낮, 밤, 급속충전 이용의 각각의 요금으로 계산을 해보겠다.
낮(오전 6시부터 익일 새벽 1시까지)에 집에서 충전하는 경우
1kWh당 25.8엔 정도로, 8.55로 나누면 1km당 3.02엔 정도가 나온다.
밤(그 외 시간)에 집에서 충전하는 경우
1kWh당 17.78엔 정도로, 1km당 2.08엔 정도가 나온다.
급속충전을 이용할 경우
보통 급속 충전의 경우, 충전한 시간으로 요금을 계산하기에 30분간 80%까지 충전했다고 가정하도록 하겠다.
1분당 충전 요금 16.5엔 -> 30분 495엔
80%충전인 32kWh로 달릴 수 있는 거리->257.6km. 즉, 1km 당 1.92엔 정도가 나온다.
참고: selectra.jp/energy/guides/consumption/electric-car
닛산 리프가 아닌 테슬라로 주행한다면 더욱 더 요금이 저렴해질 것이다. 다만, 지역이나 전기회사에 따라서 약간의 전기 요금의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덤으로 한국의 경우에는 1km당 11원 즉 1엔 수준으로 일본의 절반이기는 하다.
이렇게 전기 요금이 저렴하다보니, 전기차가 도입된 카쉐어 업체에서는 보통의 가솔린 차량에 대해서는 1km당 16엔의 비용을 물리지만, 요금 체계에 편입되기 전까지는 거리요금 무료로 운행하기도 하였다. 덕분에 내가 이렇게 반박글을 쓰고 있기도 하고
결론
전기차를 이용할 경우 1km당 비용은 일반적인 가솔린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의 비용의 절반~3분의 1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기세가 아까워서 일본에서 전기 자동차를 못 탄다는 소리는, 기름값이 아까워서 차를 타고 다니면 안된다는 소리와 같은 개소리인 것이다. 덤으로 유지비도 적고, 세금도 덜낸다.
"일본은 전기세가 비싸서 전기차가 유행하지 않아~"와 같은 발언이나 소문이 도는 주된 원인은 전기차에 대한 지식 부족, 일본에 대한 편견과 약간의 국뽕, 어쩌면 운전을 별로 안해서 등등이 원인이 아닐까 싶다. 덤으로 사실 일본에서는 전기차가 안 팔리지도 않는다. 세계에서 잘 팔리는 전기차가 안 팔릴 뿐, 자국 기업이 세계 최초로 생산한 EV가 잘만 팔리고 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사실상 연비도 더 좋은 전기차 중 특히 테슬라가 일본에서 안 팔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히 정리하자면
- 세계 최초 전기차인 닛산 리프의 시장 선점과 그로 인한 닛산 리프의 저렴한 충전가격
- 테슬라의 상대적 비싼 가격 (리프라는 더 저렴한 대체제가 마련되어 있음, 테슬라 살 가격이면 외제차를 살 수 있음)
- 일본인들의 자국 브랜드 사랑?
- 보수적인 일본 시장
- 전기차 인프라의 절대적인 부족
- 전기차 보조금의 부족 (일단 각 지자체 별로 지급하고 있으니 잘 찾아보도록 하자)
- 집에 충전소를 별도로 설치할 경우 10만엔 이상의 설치비용 및 시간 소모 ( 가정용이랑 같은 전기 쓰는 줄 아는 사람도 있는데;; 아니다.)
- 오피스텔, 맨션, 아파트 등등에 거주할 경우 충전소가 설치 불가능할 수도 있음
- 일반적인 저속충전의 경우 완충하는데 8시간 걸림
- 급속 충전시설을 이용할 경우, 매달 2000~5000엔 상당의 기본요금을 내야하는데, 충전소도 잘 없음.
다만, 무작정 테슬라가 해외기업이라서, 일본인들이 보수적이라서 안 팔린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일본의 애플제품 사랑은 남다르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으며, 덕분에 일본에서 구매하는 애플 제품이 더 저렴하다는 것도 알고 있을 것이다. 차만 해도 걸어다니면 BMW, 벤츠, 아우디 등등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일본인들만의 추구하는 가치가 또 다르게 있으며, 테슬라가 이를 맞추지 못했을 뿐이다. 이를 갈라파고스라고도 한다. 또한, 일본의 이러한 보수적인 면 덕분에, 해외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 도전할 때에는 정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아주아주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서비스할 생각으로, 저렴한 가격에 품질도 보장해주면서 진입하는 것 같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인 고객들을 업신 여기는 경우가 참 많은데 보면서 참 복잡 미묘한 생각이 많이 드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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