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직장인 투자] 주가는 푸리에 급수다? 3년 차 투자자의 리스크 생존 전략 | 열도에서 굴리는 스노우볼 (1)

이번 게시글에서는 내가 주식에 대해서 가진 생각(푸리에 급수처럼 주파수를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는 생각)과 어디까지 단순화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나는 2022년 4월에 일을 시작하고, 같은 년 6월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처음 투자를 시작했을때는 상당히 막막했고, 덕분에 별로 수익률이 안나는 투자에 시간을 쏟거나 공부하겠다고 붙잡고 있으면서 시간을 낭비했다. 평소에 가성비를 많이 챙기는 편인데, 시간 가성비가 도저히 안나오는 일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 어쩌다보니 증권계좌를 한국 2개, 일본 4개, 미국 1개 등 총 7개의 계좌를 보유하게 되었다. 덕분에 한국, 일본, 미국을 넘나들며 7개의 계좌를 운용하는 과정에서 더더욱 귀찮고 삽질과 시간낭비를 한다고 느꼈다. 중간에 부업을 할 때도 있었는데 투자랑 본업, 부업을 병행하려고 하니 돈은 많이 벌리지만 정말 힘들어서 내 삶의 밸런스가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투자는 노동력을 투입하는 '제2의 직업'이 아니라, 내 자산이 스스로 굴러가게 만드는 '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느꼈다. 이러한 투자 초반에 적은 시드머니로 투자를 시작하면서 느끼는 막막함과 시간 낭비는 누구나 겪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시간 낭비와 막막함을 줄여주기 위해서, 과거의 나에게 알려주고 싶은 성찰들을 정리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목차
주식 수익의 결정 요소: 푸리에 급수로 본 시장의 파동
이과생, 특히 일본에서 대학원 입시를 준비해본 사람이라면 푸리에 급수라는 개념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무한히 많은 삼각함수에 적절한 계수를 곱해 더함으로써 어떤 함수 형태도 표현할 수 있다는 수학적 개념이다.
푸리에 급수에서 각각의 삼각함수가 모여 복잡한 파형을 만들듯, 주가 및 손익 또한 단기적인 '투자 심리(고주파)', 중기적인 '기업 실적(중주파)', 장기적인 '거시 경제 사이클(저주파)'과 같은 요소들이 중첩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모든 파동을 맞춰서 대박을 내려다가 손실을 만들기보다, 내가 어떤 주파수에 대응할 것인지, 이길 가능성이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경제 환경 (Macro 환경)
| 레벨 | 범위 | 영향 요소 |
| 범지구 | 국제 관계 및 글로벌 경제 사이클 | 관세, 패권 경쟁, 글로벌 통화 정책(Fed 금리 등) |
| 국제 지역 | 대륙별 경제권 및 인접 국가 연합 | 역내 무역 협정(EU, USMCA 등), 지역 분쟁, 통화 블록 |
| 국가 | 개별 국가의 제도적 틀과 자원 | 조세 정책, 국가 기간산업 육성, 지정학적 리스크 |
| 지방/특구 | 국가 내 지자체 및 특정 경제 거점 | 지역별 규제 프리존, 산업 클러스터, 지방 인프라 |
거시적인 경제환경은 여러 주체들이 비교적 예측 가능한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사이클의 단위도 보통 수 년 ~ 수십 년 씩으로 거대한 편이다. 마치 푸리에 급수의 저주파 같은 느낌이다.
기업 (Micro 환경)
| 레벨 | 범위 | 영향 요소 |
| 업계 | 특정 산업 섹터 | 산업 주기(Cycle) 및 업황 변동 |
| 기업 | 지주사, 자회사, 본사 등 | 경영 전략, 기술 투자, 자본 효율성 |
| 조직 | 대리점, 영업 일선, 임직원 | 개별 구성원의 역량 및 영업 실적 |
각각의 기업은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면서도 길어야 수년 단위의 계획을 수립하고, 보통은 1년 단위로 실적을 정리하기에 사이클의 주파수도 푸리에 급수의 중간 정도인것 같다. 영향 범위도 위의 경제 환경에 비하면 상당히 제한된다.
투자 주체 (Market Players)
| 레벨 | 범위 | 영향 요소 |
| 외국인 | 글로벌 기관 자본 | 환율 변화, 글로벌 자산 배분 전략 |
| 기관 | 전문 투자 조직, 사모펀드 등 | 벤치마크 대비 수익률, 펀드 자금 유입 |
| 개인 | 일반 투자자 및 전업 투자자 | 투자 심리, 경제적 여력, 생애 주기 단계 |
결국 가격을 결정하는 최종 단계는 사람의 '심리'이며, 이는 푸리에 급수에서 가장 변칙적인 고주파 노이즈와 같다. 또한 실제로 얼마에 사고 얼마에 팔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이며, 그날의 기분이나 개인의 충동에 의해서 손익의 액수가 변동하는 경우가 많다. 영향 범위는 자기자신으로 상당히 제한되지만, 결국 최종적인 손익을 결정하는 것도 자기자신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이러한 사이클의 합이 수익의 향방을 결정한다. 상위 레벨일수록 영향력의 범위가 넓고, 하위 레벨일수록 영향력의 심도가 깊다. 이론적으로는 거시 경제부터 미시적 실적, 자기 자신의 심리 상태 등등을 모두 파악하여 적시에 대응하는 것이 이상적이나, 개인이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갱신하며 대응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더욱이 시장에는 예측 불가능한 노이즈(억까)가 상시 존재하여 비논리적인 가격 변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때문에 본업이 있는 개인 투자자는 이런 변수 모두를 학습하고 대응하기에는 시간과 에너지가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개미 투자자는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으로 각각의 투자 대상에 대한 비중을 줄이고 상관계수가 낮은 종목들을 담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각각의 대상의 상관계수를 알아보는 것도 노력이 필요하고 항상 상관계수가 일정한 것은 아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다행히도 훨씬 더 손쉽게 노이즈와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구매할 대상과 시간을 이용한 전략적 접근법이 존재한다.
첫번째 전략:무엇을 살 것인가?
투자 대상을 선택한다는 것은 단순히 수익률을 쫓는 행위가 아니라, 앞서 언급한 경제 환경, 기업, 투자 주체라는 수많은 변수 중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지울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각 자산군별 특징과 통제 가능한 리스크 범위를 정리했다.
투자 초심자는 초반에는 공격적인 투자(개별주 등등)으로 크게 돈을 번 이후에 안정적인 투자로 가야한다는 사람들도 있고, 처음부터 탄탄하고 안정적인 투자로 시작해서 어느정도 안정되면 일부 비중만 공격적인 투자에 투입해야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결국 본인의 성향과 본업에 투입하는 에너지를 고려하여, 어느 레벨의 리스크를 감당하고 어느 레벨의 리스크를 시장의 평균(ETF나 기타 자산)에 맡길지 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나는 투자 초보 개인들은 심리 조절이 어렵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으니 안정적인 투자부터 시작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공격적인 투자로 시작해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미디어의 주목을 끄는 경향이 있지만, 이에 휩쓸려 미디어에서는 보여주지 않는 실패로 몇년씩 자산의 시계가 뒤로 흘러가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울 것이다.
ETF
ETF는 기업 및 투자 주체 레벨의 분석 노력을 배제하고, 경제 환경과 산업 섹터 레벨의 판단에만 집중하는 방식이다.
| 종류 | 특징 | 장점 / 단점 | 배제 가능한 요소 및 주요 리스크 |
| 전 세계 지수 | 전 지구적 시장 추종 | 최고 수준의 분산 / 특정 섹터 소외 | 기업·투자 주체 레벨 거의 배제. 글로벌 경기 사이클 리스크 |
| 국가 지수 | 특정 국가 시장 추종 | 국가 성장 수혜 / 지정학적 리스크 노출 | 기업 레벨 배제. 해당 국가의 정책 및 환율 리스크 |
| 섹터(업계) 지수 | 특정 산업군 추종 | 테마 성장 수혜 / 섹터 변동성 큼 | 개별 기업 리스크 배제. 산업 업황 리스크 |
| 퀀트 | 규칙 기반(고배당 등) | 체계적 접근 / 전략의 유효기간 존재 | 감정적 판단 배제. 설계된 규칙의 오류 리스크 |
시장의 소음(Noise)을 평균으로 상쇄하고, 시대의 흐름에만 베팅하며, 크게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되는 가성비 전략이다. 흔히들 시장 평균이라고 말하는 수익률은 이러한 ETF 의 수익률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10년 단위 이상이 되면 대부분의 펀드 매니저와 개미들을 압도적인 차이로 이길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다.
나는 위의 모든 지수가 유효하다고 생각하기에 모두 일정한 비율이상으로 보유하고 있다. 가장 비율이 높은건 그중에서도 국가 지수(미국)과 퀀트(SCHD) 지수이다.
개별주
개별주는 가장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경제 환경부터 기업 내부 사정, 수급(투자 주체)까지 모든 레벨을 입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즉, 리스크 배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며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하기 위해 가장 많은 노력과 시간 투자를 요구하는 영역이다. 때문에 개별주는 리스크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를 '정면으로 돌파'하여 초과 수익을 얻으려는 선택이다.
| 종류 | 특징 | 장점 / 단점 | 배제 가능한 요소 및 주요 리스크 |
| 성장주 | 고성장, 저배당 | 높은 자본 이득 / 실적·금리에 매우 민감 | 배제 불가. 매크로(금리), 기업 이익, 투자 심리(수급) 모두에 직결됨 |
| 배당주 | 성숙기 기업, 현금 흐름 | 하방 경직성 확보 / 성장성 정체 리스크 | 투자 심리 일부 배제.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과 금리 수준이 핵심 리스크 |
| 배당성장주 | 성장 + 배당 병행 | 복리 효과 극대화 /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 배제 가능 요소 거의 없음. 기업의 생존력과 매크로 환경을 동시에 주시해야 함 |
| 중소형주 | 낮은 시가총액, 틈새시장 | 폭발적 수익 잠재력 / 낮은 거래량 및 높은 변동성 | 매크로 영향 일부 희석. 거시 경제보다 개별 기업의 '성장 모멘텀' 리스크가 절대적 |
| 비상장주 | 상장 전 기업(스타트업) | 상장 시 초고수익 / 유동성 제로, 정보 부족 | 시장 수급(투자 주체) 배제. 오직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생존 자체'가 리스크 |
덤으로 일본 주식들은 배당이나 주주 우대가 충실한 편이고, 한국의 주식들은 변동성이 크고, 미국의 주식은 성장성이 좋은 인상이다.
개별주는 내 계좌에서 한국과 일본의 시장에서 주로 담겨 있다. 한국은 주로 성장주, 일본은 배당주 비율이 높은편이다. 아, 미국에서 받은 RSU 도 일정 비율 존재한다.
기타 자산 및 파생상품
이 자산군들은 기업이라는 실체가 없거나, 특정 지표에만 연동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미시적인 기업 리스크를 지우고 거시적인 흐름이나 시스템적 변화에 베팅하는 수단이다.
| 종류 | 특징 | 장점 / 단점 | 배제 가능한 요소 및 주요 리스크 |
| 채권 | 정부·기업의 부채 | 안정적 이자 / 금리 상승 시 평가손 발생 | 기업·투자 주체 레벨 상당 부분 배제. 통화 정책과 신용도(부도) 리스크 |
| 금·원자재 | 실물 기반 안전자산 | 인플레이션 헤지 / 생산성 부재, 높은 변동성 | 기업·투자 주체 레벨 완전 배제. 전 지구적 화폐 가치 및 수급 리스크 |
| 현금 (화폐) | 법정 통화, 기축 통화 | 최강의 유동성 및 안전성 / 구매력 하락 리스크 | 기업 레벨 완전 배제. 국가 간 상대적 경제 우위와 금리 차이 리스크 |
| 가상자산 | 탈중앙화 디지털 자산 | 고수익 잠재력, 희소성 / 극심한 변동성, 규제 리스크 | 기업 레벨 배제. 글로벌 유동성 환경 및 제도권 편입 여부(투자 주체) 리스크 |
| 레버리지/인버스 | 지수 변동성 배가 | 단기 고수익 가능 / 시간 가치 하락(녹아내림) | 모든 펀더멘털 배제. 오직 시장의 단기적 방향성과 변동성 리스크 |
기업이라는 변수를 지우고, 돈의 가치(화폐)나 세상의 결핍(자원)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현금이 없다면 생활하기 어렵기 때문에 나는 해고당해도 반년간은 괜찮을 정도의 현금, 그리고 소액의 나머지 자산들을 보유하고 있다.
두번째 전략: 어떻게 살까/팔까?
장기적 투자 전략 — 적립식 매수
각 사이클의 고점과 저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판단 오류를 방지하고, 통계적으로 수렴된 기대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투자 대상에 따라서 다르지만, S&P500 과 같은 국가의 지수에 투자한다면 투자 주체와 기업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는 싹 다 잡고,
방식은 단순하다. 매일, 매주, 매달 혹은 매년 같은 날짜에 정해진 금액을 꾸준히 10~30년 이상 투자하는 것이다. 개별주는 장기간 보유 시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중해야 한다. 은퇴 자산 규모에 도달했을 때, 배당금을 포함하여 매년 전체 자산의 4~5% 이내에서 인출하는 방식이 유효하다.
나의 경우 QQQ, S&P500, SCHD, VT 등에 이 방식을 적용한다.


중기적 투자 전략 — 무한매수법 응용
‘라오어의 무한매수법’으로 알려진 TQQQ 기반 전략을 변형해 사용 중이다. 기본 구조는 시드를 40분할로 나눠 매일 정액으로 레버리지를 매수하고, 일정 수익률에 도달하면 매도하는 방식이다.
다만 나는 레버리지는 사용하지 않고, 평단가가 낮을 때만 일정 금액을 추가 매수하는 형태로 응용한다. 목표 수익률을 명확히 설정하고 필요 시 매수·매도를 병행하기 때문에, 한 번의 전략 실행에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이런 특성상 ‘중기적 전략’으로 분류한다.
일본 시장 특유의 '단위 주식 제도(100주 단위 매매)'는 소액 투자자의 중기 전략 실행에 큰 걸림돌이 된다. 따라서 나는 일본 주식에서는 1주 거래가 가능한 ETF를 이용하거나, 거래 단위가 비교적 유연한 미국/한국 시장에서 해당 전략을 주력으로 운용한다.
단기적 투자 전략 — 캘리 방정식

캘리 방정식은 승률·손익비를 기반으로 자산 대비 최적의 베팅 비중을 산출하는 수학적 모델이다.
자신이 설정한 익절선과 손절선을 기반으로 기대값이 양수가 되는 지점을 계산해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승률 30% 라도 손익비가 3 이라면 (1%손절, 3%익절), 단타 자금의 약 7%까지 베팅하는 것이 수학적으로 최적이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이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통계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필수적인 장치다.
거의 모든 거래 가능한 자산에 적용할 수 있는, 확률 기반의 위험 관리 도구라 할 수 있다.

맺음말
이번 글에서는 주식 수익을 결정짓는 다양한 요인을 분석하고, 시간·노력·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나의 투자 전략을 기간별로 정리했다. 개인적으로는 일본 시장에서 신용/현물거래로 연간 합계 9천만 엔 규모의 매매를 해본 경험이 있지만, 결국 나의 주력 전략은 노이즈와 리스크를 간단하게 회피할 수 있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장기투자가 되었다. 역시 성급한 마음이 앞서서 나의 자산이 몇 년 단위로 뒤쳐지는 일이 없도록, 자신만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 아닐까 싶다. 이번 게시글이 투자 경험이 얼마 없었던,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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