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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학 & 대학원/경험담

도쿄대 대학원을 준비하는 후배, 면담 이야기 | 간단기록

by 킨쨩 2020.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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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자주 연락을 하던 사이는 아니었지만, 같은 기숙사에 살았던 적도 있고 그렇다고 서로 사이가 나쁘지도 않은 후배 한 명과 지난 토요일에 만났었다. 도쿄대 대학원의 나와 같은 과의 다른 전공을 지원하려는 후배가, 나에게 몇가지 질문을 하고 싶다고 밥을 사주겠다고 했던 것이다. 낮에는 200명 앞에서의 발표가 있었지만 어찌어찌 잘 마친 후에 신오쿠보에서 후배와 함께 떡볶이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빠르게 만난 우리는 바로 살짝 매운 떡볶이집에서 좀 큰 세트를 시켰다. 그리고는 성격이 급한 나이기에 바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오늘은 그러한 이야기를 토대로 도쿄대를 준비하는 다른 학생들도 궁금하지 않을까 싶어서 정리해보았다.


실제로 먹은 떡볶이. 코로나의 영향이 나온것 같았다. 상표는 신경쓰지말도록 하자.

 후배는 면접 준비과 입시 준비를 철저하게 잘하고 있었다. 일단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서 입시 과정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 데, 공학부의 경우에는 공통 시험의 수학이 6문제 중에서 풀 수 있는 것 3문제를 푸는 형식에서 3문제를 내고 3문제를 모두 푸는 온라인 시험으로 바뀐 점, 각 전공과목이 조금씩 바뀌거나, 공통 물리 시험도 바뀌는 등, 시험이 대대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솔직히 부정행위가 판을 칠 거 같아서 걱정스러워졌다. 다만, 그래서 아예 반대로 문제를 오픈북으로 만들어서 인터넷 쓰면서 풀어도 된다는 학교, 학과들(EX:교토대 대학원의 모학과)도 있었다. 종래의 방식으로 와서 종래의 문제를 풀거나, 컴퓨터로 오픈북 시험을 치는 것이 선택가능하다고 했는데, 아마 시험 난이도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갈 듯하다. 그렇다고 입국이 불가능한데 종래 시험방식을 고수하면서 외국인 유학생들을 안 받을 수도 없으니 학교로서는 참 어렵겠다 싶었다.

 후배는 동경대의 이학부도 같이 준비하고 있었다. 근데, 이학부는 코로나에 대한 대책을 최후의 최후까지 미루다가, 시험을 없애고 서류와 면접으로 대체하게 되었다고 한다. 보통은 시험으로 거의 거르고, 면접에서 확인하는 느낌이었는데, 도저히 시험각이 안 나오니까 아예 취소해버린 듯했다.  거기에 면접도 코로나와 해외 응시자들을 배려해서 zoom을 통해서 원격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동경대의 원서 비용 3만 엔을 제외하면 한번쯤 응시해볼 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면접은 시간이 배이상 늘어서 1인당 40분씩 하는 것 같았고, 서류의 자기소개서와 연구계획서, 나의 미래의 연구자로서의 모습, 지망 동기 등등의 서류의 분량이 대폭적으로 늘어났다. 입시 담당자 완전 큰일 나겠네.  그리고 이학부의 시험이 사라지면서 시험일정도 변경이 되어서, 후배는 대학원을 하나 더 응모해볼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도쿄 공업대학을 시험의 연습 삼아서 쳐보겠다고 했다. 다만 가고 싶은 연구실도 잘 없고 아직 제대로 찾아보지는 않은 듯했다.  이렇게 3군데나 원서를 넣을 수 있다니, 참 운이 좋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의 경우에는 자대와 동경대의 2곳만 넣었으니까.

의자가 들썩 거리기에 열어보니 재료가 들어있었다. 아마 마감이후에 보충하는 듯했다.


후배의 질문 타임이 시작되었다. 후배는 한국의 취업 준비 사이트들을 보고 면접의 대책을 세워 온것 같았다. 질문 내용이 거의 내가 면접을 당하는 수준이라 깜짝 놀랐지만, 재밌었다.

동경대의 장점, 단점, 특장점.

기준은 현재 재학중인 요코하마국립대학으로, 장점으로 이름값, 학교 추천 취업, 예쁜 캠퍼스, 교통 편의, 돈에 여유가 있는 연구실과 밑에서 이야기할 분위기와 수준을 꼽았다. 또한 연구실의 규모가 훨씬 더 크며, 그로 인해 교수님과의 거리가 조금 더 멀어지지만, 교수님들의 수가 더 많고, 비서가 몇 명씩 더 있으며, 조교나 박사 후 과정인 사람들이 추가된다. 비슷한 연구 테마를 맡은 사람끼리 그룹을 나누는데, 학부 때도 비슷했지만, 조금 더 수준 높은 사람이 그룹장?을 맡고 있어서 훨씬 더 전문성이 높으며, 교수님들보다는 더 쉽게 말하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거리감이 개인적으로는 더 편했다. 도쿄대 소개 게시글도 참고해보면 좋을 듯하다. 

학교의 분위기(학생 수준)

이전의 학부, 알바처 등등, 기본적으로, 일본인들은 소극적이고 현상유지를 하며, 편하게 지내는 듯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이공계열 학부생들이 남들이 다 가니까 자대의 대학원으로 70%가 넘게 지원하며, 창업 같은 것은 극 소수만이 지원하고, 수업도 굉장히 보수적인 방식들을 유지하고 있다고 느꼈다. 하지만, 타 대학들과는 동경대는 조금 분위기가 남달랐다. 조금 나쁘게 들릴 지도 모르겠지만, 엘리트 의식을 가지고, 일본 사회를 자기들이 이끌어 나가게 될 것이라는 인식과 그에 걸맞은 행동들을 하는 분위기였다. 학부 때부터 창업, 신 서비스를 출시해서 실제로 활용되고 있는 사람들, 졸업 후 벤처기업을 설립해서 대기업에 매수되거나 사장으로 일하고 있는 등등 사람들의 비율이 학부 때와는 차원이 다르게 높았다. 분명 학부 대학도 일본의 이공계열 기준으로는 위에서부터 10번째 정도에 위치하는 대학이었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가 너무 신선했다. 게다가, 보통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질문을 하는 시간을 주어도 조용히 있었는데, 여기는 질문해도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무섭게 질문이 쏟아져 나오며, 수업 진행이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질문들이 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훨씬 활기차고 의식도 높으며 면학 분위기도 좋다는 뜻이다. 

교수님 수준

이전의 학부는 역시 일본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종이와 같은 아날로그 방식의 수업을 선호하는 선생님들의 비율이 높았고, 굉장히 보수적인 형태의 교육을 받아왔다. 물론 ROUTE와 같은 좋은 제도들도 있었지만, 기본적인 수업 내용과 수업의 진행 방식은 칠판, 종이, 교과서 위주의 주입식 교육과 비슷했다. 그리고 교수님들의 분위기도 그런 부분들을 선호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동경대에서는 일단 교수님부터가 디지털 문물을 아주 잘 사용하였다. 물론 가끔씩, 원래 학부보다도 훨씬 더 보수적이신 분이 계시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벤처 기업에서 출시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아무도 모르는, 실리콘 밸리에 사는 사람이나 알 것 같은 프로그램들부터, 예로부터 오래오래 애용되어온 편리한,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잘 모를 것 같은 프로그램들까지, 매우 폭넓은 범위를 필요한 곳에 효율성 좋게 잘 이용하였다. 또한 학교 측에서 제공하는 수업지원시스템을 매우 잘 활용하고, 수업 안내를 위해서 그 수업 전용으로 홈페이지를 개설하며, 각종 서비스들로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수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수업 방식 자체는 크게 다르진 않지만, 수단이 매우 새롭고, 때로는 수업방식에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편이다. 전체적으로 지식이나 실험, 연구 내용들의 수준도 높지만, 그보다 의식이 정말 높은 것 같았다. 아무래도 학생들도 분위기가 달라서 그런지, 교수님들도 분위기가 달랐고, 이게 서로 선순환을 불러일으킨 것이 아닐까 싶다.

동경대생이라 좋은 것, 대우해주는 것

일단 취업준비를 할 때에 어지간해서는 서류 전형을 통과하지 못할 일이 없다. 또한, 알아두면 나중에 좋은 인맥이 될 능력 좋은 사람들도 많으며, 선배들 중에 사장님이나 대기업 사람들이 많아서 향후 일본에서 생활할 것이라면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또한, 연애 시장이나 기타 등등의 입장에서도 어지간해서는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며, 동경대생이라는 것만으로 다시 봐주거나, 동경대생이라는 것만으로 이해해주는 일들이 생기게 되었다. 조금 특이해도, 조금 잘나도, 조금 부족해도 동경대생이라 공부하느냐, 머리가 좋아서, 다른 더 바쁜일이 있어서 등등 제멋대로 이해해주는 편리함이다. 또한 신분증 검사를 할 상황들이 생겼을 때도 + 점수를 딸 수 있으며, 학생증을 흘려서 주워주면서 자연스럽게 이성과 말문이 트인다거나 하는 경우도 있었다. 먹고사니즘이 해결되며, 연애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하며, 일본 사회에서 인정받고 자리 잡을 수 있는 제일 쉬운 방법인 것 같다. 다만, 이러한 정신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동경대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걸 빼고는 눈에 보이는 특별 대우는 일단은 없었다.

자대 말고 동경대를 준비한 이유

사실 이 부분은 매우 개인적이 이유로, 내가 1학년에 진학했을 때 마침, 동경대 대학원 석사에 입학하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걸 보고 나도 4학년이 되면, 공부만 좀 하면 얼마든지 진학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이왕에 유학하는 김에 그 나라의 최고 대학에서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면접 시 질문사항들

나의 경우에는 시험 점수에서 이미 연구실이 정해지기도 했고, 합격 라인이었는지, 질문의 내용도 매우 간단하고 쉬웠다. 학과, 학부, 석사 이후의 계획, 학과 소개, 졸업 연구 테마 제목, 졸업 연구 내용, 그리고 다른 교수님으로부터의 영어와 일본어 실력과 졸업논문 작성 시 언어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실질적으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던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시험이 있는 과목은 시험에 집중하라고 조언해주었다. 그리고 박사를 할지 말지 여부도 간단히 답하는데, 나는 안 할 거라고 잘랐다. 

자기소개 작성 요령

나는 자기소개서 부분이 없었기에 작성해본 적은 없지만, 최근 취업활동을 준비하면서 자기소개서 작성을 연습하고 있기에 잘 설명해보려고 노력했다. 간단히 요약하면 어떤 꿈이 있으며,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 왜 이곳의 이 학과에서의 공부가 필요한지를 잘 연결해서 작성해보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차후 취업활동 게시글에서 설명할 예정이다.

인정받는 학생이 되는 법

자기소개서의 작성을 위해서 동경대 내에서 인정받을 만한 학생 상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사실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데, 연구실에서 인정받는 사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일단은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으며, 그를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인정받는 것 같았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시간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는 점, 보고/연락/상담을 잘해야 한다는 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바로 상담을 하라는 이야기와 같은 기본적인 이야기를 했다. 나도 사실 아직 잘 모르기도 하고.

연구실 분위기

사실 연구실 마다 분위기가 좀 다르긴 하지만, 우리 연구실을 예시로 들어서 이야기를 해보았다. 일단 코어타임이 없으며, 매우 자유롭게 놔두는 분위기이고, 건물이 예쁘고 편한 위치에 있다. 또한 실험기구의 가격도 학부 때보다 훨씬 더 비싸게 되었으며, 교수님과 거리감이 증가하고, 대신 중간에 조교 샘과 같은 훨씬 더 가까운 거리의 선생님이 등장했다. 또한 출장과 같은 경우에 대한 자금 지원이 빵빵해지고, 그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비서가 추가되었다. 자유롭고, 여유롭고, 각자 자기 일을 하면서 연구를 열심히 하는 분위기라고 하면 될 것 같다. 물론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 테마이다.

군대

음. 이건 아직 내가 군대를 안 다녀오기도 해서, 최소 병특, 최대 일본 영주권 취득을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또한, 후배의 경우 박사도 갈 생각이 있는 듯했기에 박사까지 간 이후에 한국에서 병특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오는 케이스를 잘 생각해보기로 했다. 또한, 후배는 박사 과정에 진학할 경우, 성적 기준과 박사 진학을 조건으로 하는 학교 내 장학금을 받아 수업료를 면제받고, 다달이 생활비를 받을 생각이기도 해서 더욱 이야기가 복잡해지는 것 같았다. 합격하고 바로 군대에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다만, 지금까지의 선배들은 대부분 군대를 다녀오라는 조언을 해준 듯했지만, 뺄 수 있으면 무조건 빼라는 나의 조언을 매우 신기해하며 받았다. 구체적인 방법은 이런저런 문제가 있으니 내가 성공하고 나면 언젠가 알려주도록 하겠다.

위와 같은 내용들을 물어왔고, 답변해 보았다. 


추가로 자기는 이런 스토리들을 지망 동기에 활용할 것이라는 이야기와 그에 따른 내 생각들, 그 외 서류 작성 요령과 작성할 내용들, 사소한 팁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다. 후배의 경우, 일본에서의 동아리 활동을 해나가면서, 그에 대한 연구 노트를 작성해왔었기 때문에 그걸 살려서 미래의 연구자로서의 모습 등등으로 적으려고 하고 있었다. 내가 생각한 기본적인 조언들은 필요가 없었지만, 대신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질문을 해서 그런지 더욱더 심층적인 조언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게다가 후배는 교수님께 직접 자기소개서 체크도 이미 받았고, 아마 잘 준비해서 좋은 소식을 듣게 되지 않을까 한다.

스타벅스가 제일 비싼 커피집인 줄 알았지만, 그렇진 않았다. 잘 생각해보니 한국에서도 그랬던 것 같았다. 적당히 맛있었다. 근데 잘 생각해보니 이 날 밤새 게임을 했는데, 원인이 이 커피였군..


 오늘은 후배가 사주는 밥을 얻어먹고, 커피를 사주면서 주고 받았던 이야기를 바탕으로, 도쿄대 대학원 입시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보았다. 사실, 그 외에도 나에게 메일, 인스타 DM, 댓글 등등으로 많은 질문이 있었으며, 그에 대해서 최대한 열심히 이것저것 답변해주었었다. 그중에서는 지원하는 학과 같은 기본적인 정보 없이 응모원서를 어디서 볼 수 있는지와 같은 초보적인 질문(한국처럼 학교 홈페이지 하나로 해결되는 줄 아셨던 것 같다. 하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으니까.)부터 시작해서, 복수전공을 하면서 일본 유학도 겸사겸사 알아보는 내가 답변해주기 어려운 수준의 질문까지 다양한 질문들이 있었다. 또한, 나도 최대한 그때 당시에 알던 지식들을 정리해서 답변해 주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포스팅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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