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석사 합격 수기 (3) | 동경대 대학원 준비 프로세스
*2021.10.20 수정
지난 게시글들에 이어서, 필자에게 개인적인 질문들이 가장 많이 왔었던 동경대 대학원 준비에 관한 내용을 총 정리해보았다. 이번 게시글에서는, 도쿄대학 대학원에 합격하기 위한 프로세스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목차
1. 도입
나는 요코하마 국립대학의 기계공학 ep의 학부에 현재 재학 중이었기 때문에, 동경대학 대학원의 기계공학과 정밀공학(구 정밀기계)의 두 학과를 생각하면서 입시를 준비했었다. 그러나 두 시험이 겹치는 일정임을 알고는 결국 정밀 공학을 선택하였다. (왜 정밀 공학을 선택하였는지 궁금한 사람은, 아래의 링크를 확인해보도록 하자.)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정밀 공학과를 기준으로 이야기를 할 예정이니, 다른 학과의 경우에는 직접 찾아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해보도록 하자. 학과 선정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입학시험 난이도, 입시 경쟁률, 취업 이후, 연구 내용 등등), 하나하나 소개하기엔 너무나도 학과가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생략하도록 한다. 다만, 아래의 준비 내용은 대부분의 일본 대학원에서 먹힐 테니 천천히 읽어보도록 하자.
이번 포스팅의 경우 도쿄대 대학원 공학계 연구과 정밀공학 전공의 석사과정의 일반 입시(컨택 없음)를 기준으로, 합격 프로세스를 소개해 볼까 한다. 귀찮은 사람들은 필요한 부분만 보도록 하자.
2. 배경: 정밀공학 전공의 경쟁률과 합격 가능성
정밀 공학과의 합격자들의 수를 보면 한해에 대략 50~60명 사이로 합격하는 것 같다. 공고를 확인해보면 기본적으로 교수마다 2~3명씩 모집하며 총 모집인원은 27명 내외이다. 기본적으로 다른 학교(연구실이나 전공이 더 잘 맞는 곳으로 가거나, 하버드 등등의 미국 대학으로 가거나...)로 가는 사람들을 고려해서 많이 여유롭게 2 배수 정도인 50여 명을 합격시켜주는 듯하다. 실제 지원한 사람들은 100명 가까이되며, 그중 시험을 응시하지 않은 사람이나 응시하다가 첫날만 치고 망해서 중도 포기하는 사람들이 대략 10~20명 이상이나 된다. 따라서 실질 경쟁률은 1.5대 1 정도 되는 학과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기계공학과의 경우에는 대략 4대 1 정도이다.(하단의 포스팅 참고)
참고로 비 인기 연구실의 경우, 경쟁률이 더욱더 하락하며, 인기 연구실의 경우 반대로 경쟁률이 상승하게 된다. 또한, 외국인 비율이나 타대생 비율이 높은 연구실의 경우, 내부생에게 인기가 없는 연구실일 가능성이 높기에 경쟁률이 낮다고 볼 수 있다.
정밀공학의 경우에는 보시다시피 경쟁률이 크게 높지는 않기 때문에 공부의 노력 대비 효용, 가성비가 좋은 학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이를 미리 캐치한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응시하기 시작하는 움직임이 최근 일어나고 있다. 실제로 시험을 응시하러 가보면, 일본인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응시자가 중국인이며 자기들끼리 꽤나 친근해 보였다. 이들 때문에 그다지 높지 않은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당시 5명의 한국인 중 나만 합격하게 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아예 전문적으로 동경대의 정밀공학과를 준비하는 중국의 학원이 있다고 한다. 매우 체계적으로 과거문(족보)와 예상문제 등등으로 공부해서 철저하게 준비한 뒤 응시하는 것뿐만 아니라, 연구실 내의 유학생 TO를 파악하고 있는 듯하다. 컨설 비용은 대략 700만 원으로 저렴하지는 않다.
지원자의 출신도 경쟁률에 영향을 끼친다. 일본인 외부 대학(동경대가 아닌 대학들)의 지원자들은 철저하게 평가가 되는 편이다. 그리고 일본인 중 내부에서 진학하는 사람들의 경우 심각하게 시험을 망치지 않는다면 대부분 인기가 없는 연구실에라도 억지로 합격을 시켜준다. 거의 대부분 불합격하는 경우 없이 그대로 합격하게 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에서 입학하게 되는 일본인 학생들의 경우 굉장히 높은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 따라서 커트라인보다도 한참 높은 성적을 받아야만 한다.
반면, 외국인 유학생들의 경우에는 연구실당 보통 1자리 정도는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최소 10명 이상은 뽑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부 진학이 아니더라도 꽤 많이 뽑는 편이다. 아무래도 너무 인기 있는 연구실만 쓰거나 서류에 문제가 있거나, 외국인이 과도하게 많이 응시하는 일 등등이 없는 경우에는 합격할 확률이 일본인보다는 높다고 생각해도 된다. 외국인 유학생들에 대해 꽤 많이 관대한 일본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였다.
사실 외국인들을 위한 별도 전형이 따로 다양하게 존재한다. 다만, 연구생으로서 일정기간을 보내야 한다는 등의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그냥 입시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졸업장은 다 똑같기 때문에 좀 더 쉽게 들어가고 싶다면 다른 방식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추가로 간단하게 경쟁률을 정리해보았다. 2019년 입시의 경우 2대 1이라 조금 힘들진 편이었다.
코로나 이후로 경쟁률이 올라가서 힘든 학과라는 소문이 있는데, 실제로 자료를 찾아보면 1.9~1.8 수준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즉, 여전히 개꿀이다.
3. 연구실 선정에 관한 이야기
이번에는 연구실에 관해서 간단히 알아보자. 구체적으로 찾아볼 곳은 동경대 정밀공학과의 홈페이지의 소개들이나 학과 팜플렛 등등을 참고하면 된다. (2020년 1월 1일 확인.) 동경대의 연구실은 규모가 꽤 커서 적게는 20~30명부터 50명 이상까지의 규모를 자랑하며, 보통은 젊은 교수님 한분, 나이가 조금 드신 교수님 한분과 강사, 조교수 등등으로 구성되어있다. 일단은 같은 연구실이더라도 교수님들 마다 자신의 전문분야라는 식으로 서로 다른 분야들을 써두었지만, 내가 합격한 교원이 담당한 분야가 아니더라도, 소속된 다른 교원분들의 분야에서의 연구가 가능하다. 물론 신입생의 연구 희망 주제가 중복될 경우에는 담당교 원의 분야가 우선시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분들이 공동으로 연구실을 담당하고 있는지 연구실 홈페이지나 교수와 관련된 사항들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떤 교원분들이 같은 연구실인지 등등을 꼭 확인하고, 응시할 때에는 꼭 그 교원들을 비슷한 우선순위로 묶어두도록 하자. 이렇듯 각 교수님 이름 밑으로 2~3명씩 모집하기 때문에 한 해에 한 연구실에는 사실상 5명 정도씩 들어가게 된다고 보면 된다.(더 큰 연구실은 더 많이 모집할 때도 있고, 아예 모집하지 않는 시기가 있는 연구실도 있다.) 컨택할 때에도 이점을 염두에 두고 컨택을 하면 좋을 듯하다. 이렇게 어떤 연구실(그리고 어떤 교원들)에 응모하고 싶은지 정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차례이다.
4. 교수님 컨택에 관한 이야기 (일본 대학을 나오지 않은 경우)
일본의 대학 학부를 나와 곧 졸업 예정이고, 보통의 일본인들과 비슷하게 입시를 치를 예정이라면, 공식적인 행사인 연구실 견학회에 참석하기만 해도 된다. 교수님과의 컨택은 별도로 필요 없으니 생략하도록 하자. 한국 또는 다른 해외의 대학 학부를 나왔거나 특별한 사정들이 있어 견학회에 참석하기 어려운 경우 등등 견학회에 참석하기 힘든 사람들은 교수님과 컨택을 해보도록 하자.
컨택 시 물어봐야 할 것들?
첫 번째로 연구실에서 신입생을 얼마나 모집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5명을 모집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사정에 의해서 한 명도 모집하지 않는 경우도, 반대로 더 많은 인원수를 모집하고 있는 경우도 가끔씩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자기는 이러이러한 연구분야들에 관심이 있는 데, 그 연구실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언제 입학할 경우 어떤 연구를 할 수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물론 구체적으로 연구테마를 알려 달라고 하면 아직 확정이 아니라는 이유로 알려주지는 않을 확률이 높다. 일본의 경우 한 학생이 한 테마를 담당하고 있을 경우 졸업 때까지 같은 테마를 연구할 확률이 높다. 다른 말로 하면, 내가 입학할 때 졸업하는 학생분들의 테마들이 내가 연구할 테마들의 후보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올해 졸업 후보생인 석사 2학년과 박사 3학년 이상들의 연구테마들을 집중적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세 번째로는 같은 연구실의 다른 교수님들을 살짝 언급해서 연락드렸다고 말을 남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전에 당연히 같은 연구실의 다른 교수님들에게도 컨택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진정성이 느껴지면서 조금 더 의욕을 어필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연구실의 생활과 같은 부분들을 물어볼 학생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요청하거나, 연구실에 대해서 궁금한 점들 중 찾아보고서 안 나온 문제들을 물어보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연구실에 '코어타임' (꼭 출석해있어야만 하는 시간)은 있는지, 해외 학회 참석이 많은 지, 출장이 잦은 지 등등을 교수든 학생이든 물어봐서 확인해주는 것이 좋다. 코어타임이 존재하며 해외 학회가 많은 연구실은 보통 매우 '블랙'일 확률이 높다고 보면 된다. (연구에 대한 압박이 조금 심할 수 있으며, 대신 연구자로서의 성과가 더 많이 나와서 좋은 경력을 쌓을 가능성도 높다. 나처럼 워라밸을 추구한다면 조금 비추하는 연구실이지만, 연구에 정말 몰두할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일반 입시에 한해서 대학원 교수 컨택은 합격에 있어서 필수 조건은 아니며, 컨택을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커트라인 이하의 학생을 교수 재량으로 합격시켜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기 바란다. 물론 컨택의 결과에 따라서 아슬아슬한 경우에는 건져주는 것도 가능하고, 교수가 학과장과 같은 포지션에 있을 경우에는 종종 합격시켜주기도 한다.
또한, 박사의 경우에는 컨택과 연구 성과가 성적보다 훨씬 중요해지기 때문에 석사와는 컨택의 의미와 무게가 많이 달라진다는 것을 명심하자.
5. 연구실 견학회에 관한 이야기 (일본 대학을 나온 경우)
다음으로 일본에서 거주 중인, 주로 일본의 대학 학부를 졸업할 예정인 사람들에게 중요한 연구실 견학회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연구실 견학회는 보통 3회 정도 이루어지는데, 올해는 1회 차는 칸사이에서, 2회 차는 도쿄대 홍고 캠퍼스에서, 3회 차는 도쿄대의 다른 캠퍼스에서 이루어졌다. 내가 참여한 견학회는 2 회차의 견학 회로,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다.
- 전체 학과 소개
- 캠퍼스의 각 연구실 별 교원들이 직접 자기 연구실 소개
- 다른 캠퍼스의 교원들이 자기 연구실 소개
- 실제 해당 캠퍼스 내의 각 연구실에 직접 가서 견학
견학회에 참가하기 이전에는 홈페이지와 각 연구실 페이지나 각종 자료들로 미리 관심이 있는 연구실들을 정하도록 하자. 현실적으로 모든 연구실을 견학하기는 시간이 조금 빠듯할 수도 있고, 전혀 관심이 없는 연구실에 참가해하는 등의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전체 학과 소개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듣는다. (물론 자도 된다.) 다음으로 각 교원들의 연구 소개를 들으면서 내가 찾아보지 않은 연구실이거나 흥미가 없다고 생각했던 연구실 중에서도 흥미가 가는 연구실을 별도로 표시해둔다. 이후 다른 캠퍼스의 교원들의 소개도 마찬가지로 표시해둔 뒤, 각 연구실을 견학하면 된다(보통 간단한 간이 지도를 나누어준다). 미리 조사했던 연구실과, 흥미가 조금이라도 가는 연구실들에 방문해서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 졸업 생들은 무슨 연구를 하는지, 어떤 장비를 사용하는 연구실인지, 프로그래밍 위주인지 실험 위주인지 시뮬레이션 위주인지 등등과 위의 컨택에서 질문하면 좋은 사항들을 물어보고 연구를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보통 이중 어떤 연구에 관심이 있는지와 같은 질문을 뜬금없이 받을 가능성이 높으니 미리 생각해가면서 소개를 들어보는 것이 좋겠다.
다만 기본적으로 선배들이나 교원분들은 다들 좋은 이야기만 할 거니까 꼭 구체적인 질문을 해서 구체적인 대답을 듣고 판단하도록 하자.
여담
내가 응모했을 때에 제일 인기가 많은 연구실은 아사마,야마시타 연구실로 로봇공학, 화상 처리, 컴퓨터 비전 등등을 연구한다. 물론 나도 1순위로 응모했다만, 나는 유사한 다른 연구실이 당첨되었다. 과거의 정밀공학(정밀기계)이라는 학과의 한 연구실의 교수님 밑에서 선후배 관계였던 분들이 각각 교수가 되었는데, 여러 대학에서 현재 교수와 교원들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 요코하마 국립대학에서의 나의 지도교원도 그분의 제자이시고, 내가 1 지망으로 넣은 연구실의 교원도 그분의 제자이시고, 내가 당첨된 연구실의 교원도 그분의 제자로 다들 비슷비슷한 연구를 하고 계신다. 나처럼 어느 정도 분야가 정해지면 이러한 케이스처럼 한 번에 줄을 잘 탈 수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6. 원서 작성 및 제출
이제, 어느 학과를 칠지, 어느 연구실에 지원할지까지 정해졌다면 당연하게도 원서를 작성해야 한다. 보통 7,8월이 제출기한이지만, 조금 여유롭게 보내는 편이 좋다. 경력이나 소속 같은 경우에는 거짓말 없이 쓰고, 군대를 다녀오거나 휴학을 한 사항 등등도 거짓 없이 그대로 기입해야 한다. 다만 휴학이나 군대 같은 경우에는 면접에서 분명 질문이 들어올 테니 미리 이야깃거리를 준비해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 외의 구체적인 원서 작성과 지원에 관한 사항들은 이 포스팅들을 참고하도록 하자.
그리고 원서 작성이 끝나면 일단 동경대의 어딘가의 서버에 기록이 남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종이 베이스의 원서가 기준이 되므로 일러스트레이터와 같은 소프트를 사용해서 오탈자를 고치는 것은 별 문제가 없을듯하다.
*실제로 나는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해서 오탈자를 고치기도 했고. 다만 걱정이 많이 되고 돈을 아직 지불하지 않았다면 다시 한번 응모해서 입력하도록 하자. 그리고 절대로 기한에 맞춰서 꼭 제출하는 것과, 우표와 봉투를 동봉하라는 사이즈대로, 액수대로 제대로 동봉할 것과 서류를 완벽하게 갖춰서 내기 바란다.
그리고 희망 연구주제와 같은 부분처럼 몇몇 란을 통해서 서류에서도 나의 의지를 보여줄 수 있다. 물론 나는 그냥 간단하게 써서 냈지만, 여유가 된다면 좀 더 구체적인 연구주제를 적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7. 입학 시험 준비
일본의 대학원들은 대부분의 대학교 입시처럼 입시 시험이 주가 된다. (본고사와 비슷한 느낌이다.) 커트라인에서 아슬아슬한 사람들은 어느 정도 담당 교수님들이 건져 올려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원칙대로 처리된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 방심하지 말고 끝까지 공부해야 한다. 특히나 중국인들이 많이 몰려오고 있으니까. 참고로 시험은 영어와 일본어, 둘 중 하나의 시험지를 보면서 풀 수 있다. 답안지의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시험 준비에 관해서는 지난 게시물을 참고해주기 바란다. 조금 여유가 되는 사람들이라면 토플을 공부해서 제출하는 것도 좋다.
보통 오전 중에 영어 시험을 보고, 오후에 수학 시험, 다음 날에는 물리 시험을 본다. 여기서, 토플 스코어를 제출하면 남들이 시험을 응시하는 오전 시간을 좀 더 유익하게(시험공부라던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토플보다 토플 ITP 시험을 응시하는 경우가 확실하게 영어 점수가 높게 나올 것 같다면 응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읽기와 듣기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토익 850점 안팏에 토플 90점 안팏의 점수를 받는다면 제출하든 시험을 치든 영어 성적이 아마 비슷하게 나올 확률이 높으니, 굳이 따지자면 제출하는 것이 좋으며, 그 이상으로 토플 점수가 높다면 그냥 닥치고 제출하면 된다. 기본적으로는 영어 시험이 더 난이도가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이하로 토플 점수가 낮은 경우에는, 어지간히 영어의 시험에 자신이 없거나, 시험이 부담되지 않는 이상은 도쿄대에서 치러지는 영어 시험을 치도록 하자.
*일단 해설지는 없지만 동경대의 과거문(족보)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경대학 대학원 공학계 연구과 과거문(공통 수학, 물리학, 화학)(일어, 영어)(2020년 1월 1일 확인): https://www.t.u-tokyo.ac.jp/soe/admission/general_past.html
다른 학과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별도의 전문과목이 존재할 수 있으니 꼭 확인하고, 해당 과거문을 어디에서 입수할 수 있을지는 각 학과의 홈페이지를 참고하도록 하자.
8. 면접 준비
필기시험을 치고 나서 일주일 정도 지나면 면접을 치를 사람들을 발표할 것이다. 필기시험의 결과에 의해서 대략 20명 정도 탈락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외부생 일본인들이나 외부 유학생들도 이 단계까지는 어렵잖게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유학생들은 맨 처음 말한 버프를 받기 때문에 대부분 합격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속설이었는데, 지난해의, 내가 합격한 해의 5명 중 1명만 합격하는 일이 벌어졌기에 면접도 조금 준비해서 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리고 면접은 영어와 일본어 둘 중 하나로 선택해서 보는 것이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복장의 지정은 없었는데 다들 양복을 입고 오는 분위기이었기에 양복을 입고 갔다. 다만 당시 양복의 기본이 구두라는 사실을 모르던 나는 운동화를 신고 갔는데, 떨어졌을 때 이상한 것으로 자신을 자책하지 말도록 구두를 신고 가도록 하자.
면접의 진행은 아침 일찍 면접자들을 모두 집합시킨 뒤 면접을 몇 개의 반으로 나눈다. 그리고는 면접 대기 시간들을 지정받는데, 보통의 외부 지원 외국인들은 오후에 제일 늦은 타이밍이므로, 그 시간까지 동경대 근처에서 시간을 때우게 된다.
시간을 때우다가 지각을 하지 말도록 하자. 제때 가면 면접 대기실이 있는데 거기서 면접을 대기하다가 면접을 보게 된다. 수험번호 순서대로 가 아닌, 임의의 순서로 면접을 보게 되므로 잡담이나 여러 가지 사항들에 정신이 팔리지 말도록 하자. (여기서 말하는 임의의 순서는 사실 성적순이다) 잠깐 자도 상관은 없는데 머리에 자국이 남거나 멍하지 않도록 준비를 하고, 수험번호가 불렸을 때 당황하지 말도록 하자.
면접에 들어가면 연구실을 담당하고 있는 모든 교원들이 앉아 있고, 내가 낸 서류를 읽어보았기 때문에 조금 무섭고 긴장된다. 내 앞에 체감상 20명 이상의 교수님들이 앉아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담당자와 지원 1 지망의 교원이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별 쓸데없는 질문을 할거 같았기에 아무런 준비도 안 하고 면접에 임했는데 의외로 어려운 질문이 들어왔다. 예상했던 질문은 내 소속과 군대에 관한 사항들, 다른 학교 어디에 지원했는지, 원하는 연구실이 안될 경우 등등이었는데 조금 달랐다. 일단 예상대로 소속을 물어보더니 우리 학교의 내가 속한 학과의 소개를 부탁했다. 기계공학과를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몰랐던 나는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3초 만에 제정신으로 돌아와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나는
"기계공학과 관련된 4대 역학과 같은 기초학문들을 1~3학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익힌 이후 그 지식들을 활용해서 4학년 때 졸업연구로써 완성시킨다"
는 내용의 그럴듯한 답변을 어떻게든 해서 넘겼다.
다음에는 내 미래 계획에 대해 물었다. 일단 석사를 다니면서 박사를 할지 말지를 생각하고 경우에 따라서 군대에 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는 연구실에서 맡고 있는 내 연구 테마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적당히 연구를 소개했다. 그리고는 질문을 하는 교수님이 바뀌어서는 영어로 논문을 쓰냐 한국어로 쓰냐 등등 별로 어렵지 않은 질문들을 했다. 참고로 질문을 한 다른 교수님이 내가 소속될 연구실의 교원일 확률이 매우 높다는 걸 참고해주기 바란다. 질문하는 교수님이 바뀌지 않는다면 1 지망에 합격했거나 불합격일 것이니 긴장이 될지도 모르겠다.
자세한 내용은 역시 지난 게시글을 참고하도록 하자.
9. 합격 이후 해야할 일 정리
합격 이후에는 합격 통지서와 등록 서류, 한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오는 경우 입국과 관련된 절차들이 다양하게 남아있기에 제때제때 기한 맞춰서 서류를 제출할 필요가 있다. 절대 끝까지 방심하지 말도록 하자. 입학 수속과 장학금, 학비 면제나 기숙사, 일본 취업에 관해서는 아래의 포스팅들을 참고하도록 하자.
입학 수속/학비 면제
https://kin-archive.tistory.com/300
장학금 관련
https://kin-archive.tistory.com/298
https://kin-archive.tistory.com/545
https://kin-archive.tistory.com/546
기숙사 관련
https://kin-archive.tistory.com/290
https://kin-archive.tistory.com/282
https://kin-archive.tistory.com/277
일본 취업 관련
https://kin-archive.tistory.com/401
https://kin-archive.tistory.com/314
면접 이후 일주일 정도를 기다리면 동경대 게시판에 합격자 명단이 게시되고, 하루정도 지나서는 명단이 인터넷에도 게시되게 된다. 보통 면접을 치른 사람들 중 10~20명 정도가 합격자 명단에서 사라지게 된다. 자기 자신의 수험번호를 잘 확인해서 어느 연구실에 합격했는지 확인하도록 하자. 이후에는 자기가 합격한 연구실 교수님과 살짝 컨택을 해서 입학하기 이전에 한번 만나보면 좋을 것이다.
10. 일반 입시 이외의 경우, 연구생
개인적으로 학과별로 다르긴 하지만, 시험만 보면 붙을 수 있는 학과가 있다면 일반 입시가 가장 쉽다고 생각한다. 다만 코로나 이후에는, 서류 심사나 면접이 빡세지면서, 이것저것 고려할 점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연구생과 일반 입시를 병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 연구생의 경우, 연구생 과정 이후에 외국인 입시 또는 일반 입시를 수험하게 되는데, 아주 드물게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주의하자.
최근에 알게된 사실인데, 연구생 입학을 컨설팅해서 돈을 받고, 연구생 이후의 입시 준비를 방치해서 결국 본 선고에서 탈락해서 1년을 추가로 소비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이런 사람들이 원인으로 연구생에 합격하고 실제 입학은 실패한 케이스가 다수 생겨나고 있다. 연구생까지의 합격은 기본적인 부분만 충실하면 쉽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이후는 각 학과의 제도에 맞춰서 시험이나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원하는 연구실에 가고 싶다면 응시자들 사이에서 상위권을 차지해야할 필요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생은 이후 대학원 합격이 보장되지도 않을 뿐더러, 합격한다고 해도 원하는 연구실에 갈 수 없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으니 입시를 열심히 준비하도록 하자.
남의 말을 그대로 믿지 말고, 스스로 정보를 모아서 잘 판단해서 소중한 시간과 돈을 절약하도록 하자.
도쿄대의 경우, 입시 전형이 아주 다양하다. 교환유학부터 시작해서 각 국가의 교육 과정에 맞춰진 입시 전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대표적으로 세 가지만 다루고 있다.
- 일반 입시(내가 합격함, 위의 블로그의 작성자가 합격함)
- 연구생 (합격 이후 실제 입학이 보증되지는 않으니 주의)
- 외국인 입시(아마 연구실 중국인이 합격함)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원하는 학과의 원하는 연구실과 세가지 제도를 잘 이용해서 합격해보도록 하자.
번외: Q&A 모음
https://kin-archive.tistory.com/317
https://kin-archive.tistory.com/319
맺음말
이번 게시글에서는 동경대 대학원에 합격하기 위한 프로세스에 대해서 정리해보았다. 다른 학과의 경우 시험 준비과정이나 시험 과목들이 추가/변경되는 것과 면접의 경중(화학과 등등은 면접의 비중이 커진다)이 달라지는 걸 빼면 거의 비슷할 테니 참고하도록 하자. 그리고 꼭 도쿄대뿐만이 아니라 다른 학교들도 일본의 국립대학이라면 제도상 큰 차이는 없을 테니 참고하도록 하자. 일본 유학을 준비하는 국내의 사람들과 일본에서 학부를 졸업하는 후배들에게 참고와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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