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석사 합격 수기 (2) 입시 준비의 목표, 이상, 현실
*2021년 수정
지난 도쿄대 대학원 석사 과정 합격 수기에 이어서 조금 더 공부법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내가 어떤 식으로 공부를 하고 생활을 하려고 했는지(목표)와 실제 생활은 어땠는지(현실), 내가 만약 시험을 다시 준비한다면 어떤 식으로 준비해볼 것인지(이상)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도쿄대 대학원 석사를 준비한다면, 이상 부분을 주의 깊게 읽고, 관련 게시글을 참고하도록 하자.
당시의 목표
생활 패턴
- 새벽 4시 기상, 10시 취침
- 비어있는 시간에는 매일 운동을 한 시간 이상씩하기
- 하루 15분 이상 명상하기(일본 불교의 좌선 체험에 참가한 이후인 2019년 7월 후반부터. 참고로 나는 무교다.)
공부
- 책을 편 뒤 목차를 보고는 하루에 봐야 하는 분량 결정
- 오늘 배운 내용을 가능한 한 과목당 한 장의 종이에 죄다 적어 넣기(나만 알아볼 수 있으면 됨)
- 개념만 보고, 해설 없이 모든 문제 완벽하게 풀이하기
- 철저한 계획 아래에서 일정한 속력으로 진도 나가기
- 요코하마 국립대학 대학원 입시도 제대로 1~2주일 정도 공부해서 응시하기
면접 대비
- 철저하게 현재 연구 내용 숙지
- 도쿄대 연구실 철저하게 조사하기
현실
한 줄로 요약하면, 놀 때도 많았지만, 놀 땐 놀고, 집중할 땐 집중했다. 그리고 글을 수정하는 현재 시점에서 동경대를 준비했던 친구들을 되돌아보면, 나는 기본기가 탄탄했기에 아래와 같이 공부했더라도 합격한 것으로 보인다.
생활패턴
- 보통 아침 6시~10시 사이에 자유롭게 기상. 취침도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취침
- 스트레칭 및 몸무게 측정
- 명상
- 교육적이거나 과학적인 영상, 음악 틀어두고 아침밥 하기
- 1~1.5시간 운동(루틴은 아래의 링크 참조)하면서 유튜브 시청 하기(중요한 내용 메모, 이따금 유튜브 때문에 시간이 늘어짐)
- 아침 겸 점심 식사로 코스트코에서 사 온 무언가를 굽고, 레토르트 된장국, 단백질 보충제, 종합 비타민을 섭취 (유튜브 시청)
- 집 또는 도서관에서 공부 시작
- 중간에 아침과 비슷한 식사
- 대충 10시~새벽 4시 사이에 취침
- 자주 밤에 게임
공부
- 기출문제 1년 차 살펴보고 공부해야 할 내용 파악
- 개념과 기본 유형 풀기에 집중
- 마세마의 캠퍼스제미 시리즈의 연습편(수학 익힘책 같은 거) 위주로 개념 잡기 (책 추천은 하단 참고, 2일에 1권 정도의 스피드)
- 연습 편이 없을 경우, 문제수가 훨씬 적은 일반판을 봄(하루 1권 이상의 스피드)
-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비슷한 유형의 두 문제가 있으면 어쩐지 마음에 드는 쪽만 풀기
- 책 값 절약 (친구나 선배의 책을 빌려보게 되면서 최대한 빨리 보고 반납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더욱더 스피드하게 공부. 빌릴 수 없는 책들은 아마존에서 중고로 구판을 구매.)
- 열심히 개념을 잡아놓고 기출문제 풀이는 설렁설렁
- 선배들의 문제풀이를 참고(다만 오답이나 빠진 부분도 많았음)
- 아무것도 안 참고하고 풀 수 있는 문제가 늘면서 점점 재밌어짐
- 시간제한 없이 맘대로 품
- 2주 전에는 벼락치기에 박차를 가함
- 요코하마 국립대학 대학원 시험에 딱 2일만 투자함
- 결국 영어는 제대로 문제집도 못 풀어보고 응시하게 됨(도쿄대)
- 마지막에는 수학과 물리 기출문제를 하루 전날이나 시험 당일 날 풀어서 시간이 부족했기에 그냥 내 답이 맞다고 믿음.
총 시간을 계산해보면 수학과 물리를 모두 합쳐서 개념잡기에 총 30일 정도가 소요된 셈이었다.
수학
미적분학/선형대수/통계학/복소함수/상미분 방정식/푸리에 해석/라플라스 변환을 공부했다. 특히 내 나름대로의 풀이 속에서 다음과 같은 것들을 고려했다.
- 내가 맞게 풀었는지
- 답만 틀리고 접근법은 올바른 지
- 실수는 어디서 했는지
- 방법은 다른데 답이 맞으면 이게 수학적으로 동치인지
다만 시험지에 적어서 푼 다음, 답안지에 문제를 옮기느냐 시간이 부족해서 망해버렸다.
물리
역학/전자기학/열역학을 공부했다. 수학과 마찬가지인 점들을 고려했다. 수학에서의 교훈을 살려서 답안지에 문제 풀이를 시작한 덕분에 시간이 남아돌았다.
영어
도쿄대학의 경우, 토플 시험을 제출하거나, 도쿄대에서 기관 토플(토플 ITP)을 응모하는 것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다. 나의 경우, 토플 ITP의 책을 선배한테 빌려서 모의고사 2회분을 풀고는 내 점수와 합격선을 예상했다. 그 외에는, 다음과 같은 공부법을 시도했다.
- 수학, 물리 기출문제 영어 버전 억지로 풀어보기
- 영어 기사들 읽기
- 영어 토플 단어장 한 권, 연구실 동기가 빌려준 토플 ITP 책 틈틈이 보기
일본 토플 책은 문제풀이보다는 개념 위주인 책들이 많아서 벼락치기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난이도는 대략 토익 900점, 토플 100점 맞을 정도면 크게 공부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은 수준이었다.
면접 대비
어차피 붙을 거라고 생각하고 대충 준비 & 면접 대기실에서 숙면
다만 학부 졸업 연구에 대해서 간단히 복습(연구실을 안 간 지 오래돼서 기억이 안 남)
실제 면접 질문: 출신 대학/학과를 묻고, 해당 학과를 소개해달라는 질문, 졸업 연구, 석사 이후의 장래, 일본어나 영어 솜씨 등등
이상
여기서부터는 지금 내가 도쿄대학 대학원 입시생으로 돌아갔다면 이라는 가정 속에서 수험생들을 위한 내용을 다루어보려고 한다.
대학원 준비를 시작할 시기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공통적으로, 대학원 준비를 시작할 시기는 시험일을 기준으로 1년 전이라고 본다. 특히 어떤 학과와 연구실이 있고 어떤 전형으로 합격할 수 있는 지를 알아보자. 또, 어떤 선배들과 진로가 있는지 파악해보기 위해서 연구실 사람들에게 컨택을 진행해보자.
영어의 경우, 아무리 늦어도 1년 전 정도에는 준비를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영어 이외의 전공과목들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기본기가 있고, 중간에 쉬지 않고 놀 수 있다는 가정하에 합격까지 최소한으로 필요한 시간은 다음과 같다.
개념 잡기 6주, 기출 + 문제 풀이 4~6주 = 2달 반 ~ 3달
자신이 기본기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의 판단은, 가장 최근의 기출문제를 풀어보며 판단이 가능하다. 딱 보기만 해도 뭘 공부해야 할지 알 정도면 기본기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정도면 해당 과목의 전체적인 개념이 머릿속에 잡혀있을 테니까.
기본기가 잡혀 있지 않다면, 자신의 레벨에 맞춰서 준비 기간을 늘려주면 된다. 대략적으로 6개월~1년 정도 있으면 충분할 것이다. 물론 정말로 기본기가 없어서 고등학교 수학 내용이 헷갈리는 레벨 이하라면, 1년으로는 어림없다고 보면 된다.
요약하자면,
- 1년 전: 영어 공부 및 연구실 조사/컨택, 입시 전형 분석
- 6개월 전: 기본기가 없다면 기본기 다지기, 서류 출원 준비
- 3개월 전: 개념 잡기 + 기출 + 문제 풀이
어떤 책과 문제를 풀면서 공부해야 하는가?
개념이나 기본기를 잡아야 하는 경우에는 솔직히 말해서 시중에 판매 중인 아무 책이나 봐도 큰 문제는 없다.
문제풀이를 연습하고 싶을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기출문제와 함께 演習 大学院入試問題 [数学]1,2나 물리와 수학을 함께 묶어둔 대학원 시험 대비용 책(속칭 노란 책) 같은 책들을 참고하도록 하자. 절대 나처럼 마세마 시리즈의 연습편을 문제풀이용으로 구매하지는 말도록 하자. 이 책의 경우 딱 학부생의 수업 레벨로, 도쿄대의 입시 수준에는 한참을 못 미친다.
시험에 대한 대비는 기출문제를 실제 시험과 같은 시간 안에 푸는 연습을 하면서 진행하도록 하자. 다만, 기출 문제 자체에 너무 의존하지는 말도록 하자. 일단 공식적인 해답이 없고, 절대로 지금까지와 똑같은 문제는 안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출문제를 통해서 어떤 개념이 나왔는지, 어느 레벨의 문제가 나오는지, 출제에 어떤 패턴이 있는지('1번은 미적분, 2번은 선형대수, 3번은 복소수, 4번은 라플라스 아니면 푸리에 변환, 5번은 기하학, 6번은 확률과 통계'라던가, 라플라스 2년 푸리에 1년씩 번갈아가면서 출제된다거나, 물리 4번은 범위가 랜덤이지만 엄청 쉬운 문제가 나온다거나)를 파악하면 충분하다.
몇 가지 조언
생활 패턴 일정하게 유지하고 건강한 습관 유지하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매일 운동과 식사를 챙겨 먹는 건강한 생활을 보내도록 하자. 이에 더해서, 이동 시간을 고려해서, 미리미리 시험 시간에 딱 맞는 패턴을 만들어두도록 하자. 컨디션 때문에 시험을 망치는 일을 줄여준다. 게다가 성적과 운동이 비례한다는 연구결과도 많으니 꼭 운동도 빼 먹지 말고 하도록 하자.
시험 범위나 문제 선택에 딱 맞춰서 타이트하게 공부하지 않기.
수학의 경우 6문제 중 3문제를 선택하게 되어있었고, 물리의 경우 4문제 중 2문제를 선택하게 되어있었다. 내 주변에는 이를 딱 맞춰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한 게 아니라면, 한 문항 정도 더 풀 수 있는 여력을 기르도록 하자. 일단 꼭 100% 확실한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적은 사람들이 고르는 문항을 좀 더 쉽게 출제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년도에 따라서 각 분야의 난이도가 바뀌기 때문에, 쉬운 문제를 골라서 풀기 위해서는 여유를 가지고 공부해줄 필요가 있다.
문제 꼼꼼히 읽기
다섯째로 문제를 꼭 제대로 잘 읽도록 하자. 문제가 너무 길고 알파벳도 많이 나오고 해서 읽다가, 또는 풀다가 잊어버리고는 자기 멋대로 풀어버리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꼭꼭 꼭 문제를 제대로 읽고 풀도록 하자. 다만 년도에 따라서 문제에 풀이에 필요 없는 변수가 들어있다거나, 풀이에 필요한 유도식을 안 주고 직접 유도하게 만든다거나 해서 난이도를 올린 해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시험 보기 전에 기출문제로 실제 시험과 같은 조건 경험해보기
처음 보는 기출문제와 답안지를 준비해서, 실제 시험과 같은 조건으로 문제풀이를 진행해보자. 장소도 가능하면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정하고 리허설을 한번 해보는 것이다. 나의 경우, 갑작스럽게 시험을 치는 바람에 약간 수학을 망쳤었기 때문에 특히나 이 부분을 강조해주고 싶다. 며칠 전부터 비슷한 환경 속에서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갈지 전략을 세워보는 연습을 하도록 하자.
수학에 관하여.
- 복소함수는 개념보다는 계산이 많기 때문에 실수가 적고 생각하기보다는 계산으로 문제를 잘 푸는 사람에게 추천
- 미적분학은 쉽게 나오는 편이긴 한데, 모르는 개념이 나올 확률이 높으니 넓게 공부하기
- 선형대수는 진짜 뭐가 나올지 모르지만, 대각화와 고유 치만 제대로 구해도 아마 50점은 가져감 (3*3이나 4*4로 나와서 시간이 오지게 걸린다.)
- 라플라스랑 푸리에는 응용해서 실제 편미분방정식을 푸는 걸 잘할 수 있다면 추천
- 통계와 확률은 딱 문제가 쉬운지 어려운지 구분하고 쉽다면 풀 수 있을 정도 공부해두기
- 기하 쪽은 문제의 설명은 어려운데 실제 계산은 엄청 단순한 경우가 많으니 개념만이라면 충분히 공부할 가치는 있음
최소 4가지는 골라서 공부하도록 하자. 나의 경우 일단 6개를 다 본 다음, 4개 정도에 힘을 쏟고, +a로 1개, 개념만 잡은 것 1개로 준비해 갔다.
물리에 관하여.
- 역학/전자기학/열역학/기타의 4문제가 출제되었음.
- 기타의 경우 양자역학부터 재료역학까지 뭐가 나올지 모르니 준비가 어렵지만 문제 난이도 자체는 쉬움.
- 역학의 경우 회전 관성 문제가 2년도 정도씩 나온 뒤 회전 관성 문제가 아닌 문제가 나오곤 한다. 무조건 회전 관성은 공부하고 그 외도 공부하도록 하자.
- 전자기학의 경우 개념만 알아도 90점 맞는 경우, 전기 통신학이라고 듣보잡 학문으로 변형되는 경우, 쉬운 문제를 약간 꼬아서 어려운 문제로 출제하기도 하는 등 복불복
- 열역학의 경우 구체적인 숫자 없이 개념과 식 전개, 현상에 대한 이해와 예시를 표현 가능하면 쉬움.
최소한 3문제는 풀 수 있도록 준비해 가도록 하자. 즉 기타를 제외한 모든 과목을 공부해두자.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제일 어려운 과목 하나만 힘을 빼는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맺음말
이번 게시글에서는 대학원 준비 시절의 이상과 현실, 그리고 지금 다시 돌아간다면 내가 실천할 이상에 대해서 소개해보았다. 특히 이상의 경우, 어느 정도 대학원 입시 제도가 바뀌었다고 해도, 큰 틀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도쿄대 대학원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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