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틀딱"의 메시지 유형을 알아보자 | 일본 생활

 오늘은 소위 말하는 '틀딱', 그중에서도 일본의 틀딱들이 쓰는 메시지에 대해서 알아볼까 한다. 사실 전혀 쓸데없는 소재이기는 한데, 재미있기도 하고, 일본에 살면서, 일본인들과 제대로 교류하지 않는 이상, 보통은 알기 어려운 완벽한 현지 문화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소개해보고자 한다. 일본에 유학하고 있다고 해도, 일본인들과 친하다고 해도, 타테마에가 기본인 일본인들 중 어느 일본인이 일부러 틀딱 문화를 가르쳐주겠는가? 아무튼, 재미있게 봐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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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는 틀딱 말투를 "おじさん LINE"(아저씨 카톡 같은 느낌)라고 부른다. 카톡 대신 라인을 주로 쓰기 때문에, 라인이라고 한 것이고, 아저씨들이 주로 쓰는 말이기 때문에 아저씨를 살짝 친근감을 담은 오지상이라는 말로 표현해서 붙여두고 있다. 실제로 어떤 말을 쓰는지, 왜 쓰는지, 실제 예시들과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내용을 전부 번역하려다가 기분이 안 좋아진 관계로 대충 요약한다. 좌,중 사진 출처: https://neetola.com/ojisan/

 (좌) 초밥 맛있었다. 너랑 같이 내 아우디로 골프 가고 싶다. 그리고 이번 달 하와이 여행 비행기 이걸로 예약하면 되니? 물에 들어갈 테니 수영복 꼭 가져오고. 그리고 아조씨 골프 갱(뭔지 모름 ㅇㅇ)도 예약해버렸다. 너는 몸만 오면 돼, 잘 부탁해.

 (중) 다이어트 중이라 대충 먹음 칭찬해라. 근데 까먹고 사실 또 빅맥 L사이즈 먹음. 너 못 만나서 실수함. 다음 주에 같이 맥도널드 가자. 성모 마리아처럼 상냥한 웃음이 사랑스러워서 매일 사랑 춤을 추고 있어. 세계에서 제일 사랑해. 뀻

 (우) 누나랑 BM 타고 싶다는 기분 잘 알겠어, 멈추지 마~ 누나는 차 사정 이것저것 알고 있고, 돈 써서 직접 해봐서 어른 의견이지만. 어쩌고 저쩌고.

 

 (좌)는 읽으면서 살짝 짜증이 밀려왔지만, 아무래도 하와이 여행 4박 5일에 골프 등등을 공짜로 데려다주고 있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매우 부럽다. 누가 나도 사줬으면...

 (중)은 쓸데없는 얘기가 좀 많은 것 같다.

 (우)는 사실, 아는 사람이 진짜로 받은 메시지를 가지고 왔다. 그냥 평범하게 대화를 하고 있는 모습인데, 여성분의 예시가 없어서 일단 넣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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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해보자면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있다. (물론 해당하지 않는 사항도 있을 수 있지만.)

1. 문장부호가 굉장히 많다.
2. 이모티콘(🥰✌️🍅🍞🚗🚀등등)을 활용한다
3. 〇〇쨩(킨쨩) 등등 상대방의 이름을 넣는다.
4. 문장이 자주 〜かい(~하니,~하렴)，〜かな(~할까나?)로 끝난다.
5. 어째선지 상대방의 의견이나 지시를 구한다.
6. 속마음(흑심)이 살살 흘러나온다.
7. 이런 메시지는 선톡으로 오는 경우가 많다.
8. 답장이 없어도 메시지를 보낸다.
9. 밥을 먹자고 권한다.
10. 칭찬이 절묘하게 기분 나쁘다.(키모이)
11. 갑자기 어느 순간 반말이 된다.
12. 길다.
13.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14. 그 외에도 긍정적이다, 살짝 아니꼽다, 상냥하다, 한자를 쓴다, 본심인지 농담인지 알 수 없는 말을 쓴다 등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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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이에 대한 인터넷 상의 반응은 짜증난다(우자이)이다.

 사실 일본인들은 보통 라인을 거의 안 하거나, 자주 확인하지 않거나, 매우 짧게 보내곤 한다. 약속을 잡는 용도로 쓰지, 라인에서 즐겁게 이야기한다는 개념이 조금 덜 하다. (통화의 경우에는 다르지만.) 전체적으로 한국의 어르신들이 쓰는 톡이나 아싸들이 쓰는 톡과도 살짝 비슷한 점이 여럿 있는 점이 재미있다. 전체적으로 나는 뭔가 일본의 어르신들은 조금 약은 착한 변태 아저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아저씨 말고 아줌마도 같은 말투를 사용하는 걸로 보아서 사회 분위기일 뿐 특별히 더 변태라던가 그런 건 아닌 거 같았다.

이런 글을 쓰게 되는 원인으로는 이것저것 생각해서, 이것저것 전부 톡에 담고, 정성을 보여주고 싶어서가 아닐까 싶다. 어르신들이 젊은이에게 나름 다가가려고 그럴 뿐 악의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니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말도록 하자. 아직 SNS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열심히 배우는 과정인 거니까.

열심히 두 아저씨가 메세지를 연습하고 있다. 왜 핑크배경인지는 묻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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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오지상라인은 여자들 사이에서 기분이 나쁘다(키모이 정도)는 걸로 화제가 되었던 말투이다. 나의 경우 같이 수업을 들으며 조별 과제를 하던 동경대생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고 재미있어 보인다고 절대 따라 하지는 말도록 하자. 엄청난 인싸가 아닌 이상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아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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