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후배를 만났다. 뜬금없이 포르쉐 타이칸을 타게 되어서 고맙게도 나를 불러준 것이다. 오전중엔 별다른 일이 없었던 나는 흔쾌히 응했다. 마침 일본 면허의 최고 등급인 우량, 골드 면허를 손에 넣었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유리카모메를 타고 오다이바로 향했다. 적당히 내려서 예정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해서 시승을 하게 되었다. 옵션을 여러개 낀 차량의 가격은 대략 2.4천만엔(2.8억원정도?)였다. 안내해주는 사람 한명과 함께 3명이서 돌아가면서 운전을 하면서 차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디자인은 포르쉐 그 자체였다. 더 말하자면, 차고가 좀 낮아서 스포츠카의 분위기도 나고, 색도 마침 빨간 색이고 디자인도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 겉보기에 비해서 내부 공간은 생각보다는 넓었던 것 같다. 다만 겉부분도 수치상으로는 1.9미터 정도로 별로 작은 차는 아니었다.
약간 차알못인 나이지만, 운전하면서 정말 놀랐다. 내가 운전해본 차량중에서 가장 운전이 재밌었다. 그리고 무게중심이 하부에 위치해서 핸들링도 크게 어렵지 않았고, 밟으면 밟는 즉시 즉시 속도가 나는데다가 가속력도 엄청나게 빨랐다. 게다가 아무리 빨라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바로 멈춰주는 멋진 차였다. 정말 운전을 하는 나와 차 사이에 일체감이 느껴진달까?
일본차와 독일차는 깜빡이의 방향이 반대여서 처음에 조금 헷갈렸던 기억이 난다.
앞 좌석은 매우 편했지만, 뒷자석은 조금 불편했다.
아, 그리고 모터 소리를 키워주는 기능도 있었는데, 끈 채로도 급가속을 하면 멋진 소리가 나는 데, 해당 기능을 켜주면 정말 UFO가 날라다니는 소리가 났다. 덤으로 평상시에는 주행이 조용한데다가, 스피커가 아주 빵빵해서 음악을 듣기 좋았다.
크게 쓸데는 없어보이지만 차의 천장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있어서 개방감이 느껴졌다. 내장재로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해서 개인적으로 조금 마음에 안들었다. 다만 핸들도 재생 플라스틱이라고 들었는데, 은근히 핸들의 느낌이 좋았다.
앞의 튀어나온 개구리 눈 덕분에 차의 폭을 파악하기 쉬워서 첫 포르쉐 운전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운전이 편하고 쉬웠다.
원래는 포르쉐만 타고 집에 가서 할 일을 하려다가 시간이나 이것저것을 조정해서 아래의 두 차를 더 타보게 되었다.
잠깐 쉬어가는 느낌으로 다음 차량은 BMW의 Z4 M40i를 탑승하였다. 안내 해주는 사람에게, "속도는 무조건 정속 주행해야하나요?" 하고 물어보니, +a까지는 괜찮다고 한 점이나, "스포츠 모드를 사용해도 되나요?"라고 했을 때 "마지막에 원래대로 돌려만 주세요"라고 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디자인은 그냥 무난하게 스포츠한 느낌이 들었다.
일단, 유리 천장과 다르게, 정말로 열리는 느낌이 아주 상쾌하고 개방감이 느껴졌다. 생각보다 뚜껑을 열어도 별로 춥지는 않았다.
방금 전까지 전기차를 타고 왔기에 가솔린 엔진의 박력이 아주 강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팝콘이 터지는 같은 소리(아마도 노킹음)이 날 정도로 몰거나, 공회전(후까시)를 넣어가면서 선도 차량에 맞춰서 한바퀴 빙 돌았다.
처음으로 오픈카를 타보았기에 아주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트렁크도 은근히 컸고, 무난하게 타고 다니기 좋을 것 같았다.
그리고 겉보기에는 약해보이는 뚜껑이, 만져보면 생각보다 단단하고 보온도 생각보다는 잘 되는 것 같아서 신기했다. 그외에는 일본차와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긴 토요타랑 공동개발해서 수프라랑 거의 동일한 기종이라고 했으니까 그럴만 하다.
덤으로 내장재는 그냥 그랬다. 근데 이 차를 타보고 나니 타이칸의 내장재에 대한 만족감이 아주 올라갔다.
잠시 점심을 먹으러 다녀왔다. 그리고 이어서 내가 궁금했었던 i8을 시승해보게 되었다.
디자인이 진짜 너무 예뻐서 당장 가지고 싶었다. 내가 본 차들중에서는 제일 예쁘고 멋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차문이 버터플라이 도어라서 위로 열리는 게 너무 예뻤다. 마음 같아서는 문을 열고 달리고 싶었다.
역시 오픈카였기에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돌아다녔다. 뒷 차가 신기한지 핸드폰을 꺼내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신기할만 하지 ㅎㅎ 덤으로 열리고 닫히는 느낌이 Z4 M40i보다 훨씬 멋지고 예쁘고 좋았다.
다만 차의 엔진은 1499cc여서 그런지 쌉노잼이었다. EV쪽도 항속거리가 30km인 점이 아주 아쉬웠다. 나온지 좀 오래된, 프로토타입 같은 느낌의 차였다. 운전은 그래서 그냥 무난하게 노잼이었다.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안정감이 들었다. 토요타의 시엔타가 엔진이 1.5리터였던 것 같다.
차도 컸고 내부 공간도 넓었다. 다만 가운데에 뭐라고 부르는 지는 모르는 게 은근히 공간을 많이 차지했다. 트렁크는 아주 작았다. 대신 좌석 뒤에 짐을 넣는 공간이 작은 트렁크보다는 훨씬 넓게 있었다. 핸드백이나 가방을 2~3개 정도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장재도 나는 마음에 들었다. 고급스러운 가죽으로 이루어진 부드러운 느낌이 아주 좋았다.
차가 너무 예뻐서 사진과 영상빨을 아주 잘 받았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예쁘기만 해서 좀..
오늘은 아주 재미있게 차를 탔다. 개인적으로 내가 이렇게까지 오픈카를 좋아하는 줄 몰랐다. 돈 많이 벌어서 오픈카 사야지 ㅎㅎ
가격대와 컨셉이 다들 제각각이기에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좀 뭐하지만, 일단 오늘 타봤다는 점으로부터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가격까지 고려했을 때 사고 싶은 마음이 드는 순위는 다음과 같다.
타이칸, Z4 M40i, i8 Roadster
디자인 순위는 다음과 같다.
i8 Roadster, 타이칸, Z4 M40i
차 타는 재미의 순위는 다음과 같다.
타이칸, Z4 M40i, i8 Roadster
전체적으로 향후 타이칸에 박스터가 추가된다면 구매하고 싶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BMW에서 i8의 후속작으로 괜찮은 EV를 내준다면 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오늘은 근래 들어서 제일 재미있는 날이었다. 내가 노오오오오력 하면 간신히 살 수 있으려나 싶은 슈퍼카들을 타고 오다이바를 누비는 경험은 정말 신선했다.
그래서 어떻게 탔냐고? 머지 않아 일본생활 카테고리에 포스팅으로 정리해서 올라올 예정이니 참고해주기 바란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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