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깨어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반쯤) 강제로 학교에서 보내기 때문에 자주 학교의 분위기로 인해 놀라기도 했다. 오늘은 간단하게 그런 일본 대학교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대해서 다뤄볼까 한다.물론, 내가 현재 속해있는 요코하마국립대학에서 내가 느낀 점으로 주관적인 견해임을 미리 말해둔다.
캠퍼스의 전체적인 건물은 단조롭지만 (정신병원 같기도 하다) 학생들의 경우에는 상당히 다채롭기 때문에, 재밌는 일이 많이 일어난다. 일단, 문과와 이과를 나눠서 이야기를 하자면 둘은 서로 굉장히 분위기가 다르다.
문과의 분위기는 한국 대학의 분위기와 비슷한 편이다. (경희대학교에서 6개월간 경험해 본 결과) 일본이 취업이 아무리 잘된다고는 하지만, 좋은 기업들의 경우에는 한국보다 오히려 경쟁률이 더 높은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문과 계열의 최상위권의 금융권이 그러하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과 비슷하게 대학 생활을 보내는 것 같다.
반면, 이과의 경우에는 한국과 상당히 분위기가 다르다. 일단, 우리 학과의 경우 90%이상이 학부 도중에 취업 스펙을 쌓지 않는다. 90%가 자대 대학원으로 그대로 진학해 버리기 때문에, 취업 준비는 석사 1학년 가을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간혹 대학 졸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 때문에 대학교에서 성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류와, 어차피 자기들이 좋은 조건에 이미 있는 것을 알고 안주하는 부류로 나눠진다. 하지만, 수업 자체가 고등학교에 필적할 정도로 필수 수업이 많고, 1교시부터 필수 수업으로 인해서 출석하는 경우가 많고, 일본인 특유의 종특으로, 성적에 관해서는 매우 깐깐하기 때문에, 성적부여 기준이 명확하고 성적을 쉽게 주지 않는 편이다. 교수님에게 이런저런 사정을 이야기해도 어떻게 잘 처리해주는 경우는 없지만, 마지막 학년인 4학년인 경우나, 그 수업을 2~3번이나 이미 불가(F)를 받은 경우에는 특별히 가(C)를 그냥 주는 경우도 있다.
서로 이렇게 별로 접점도 공통점도 없는 문이과이지만, 동아리 생활을 같이하면서 많이 교류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동아리 활동의 내부 분위기는 어떨까? 내가 직접 몇 개의 동아리 생활을 해본 결과 (지금은 하나만 활동하고 있다.)를 토대로 간단히 말해보자면, 일단, 동아리 활동은 부활동과 서클이라고 두가지 분류로 명확하게 나눠지게 된다.
부활동의 경우에는 정말 진지하게 그 부의 존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모두가 함께 온 힘을 다하며, 서클의 경우에는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서로 친해지기 위해서 모였기에 가볍게 놀러 다니기도 하는 편이다. 술을 거의 매일 같이 마시는 부활동과 행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면 거의 마시지 않고 진짜 그 분야만 깊숙하게 파는 서클로 나눠진다.
서클의 경우에는 한국의 동아리들과 가까운 편인 것 같다. 자주 어딘가에 놀러 가고, 연애도 하고, 술도 퍼마시고, 이런저런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그런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대학 생활 하면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연애에 관해서 조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한국과 다르게 서로 사귀는 데에도 불구하고 남들한테 전혀 알리지도 않고 조용하게 사귀는 편이다. 같은 과에서 CC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역시 알아보기도 힘들 뿐 아니라, 서로 CC를 하다가 헤어져도 별로 어색해 보이지 않게, 평소와 전혀 차이가 없게 행동한다. 덕분에 안그래도 건물이 칙칙한 캠퍼스에 낭만이 더 부족한 것 같다. 하지만, 어쨋든 일본인들은 익숙해져서 그런지 사귀는 사이를 대충 어림짐작해서 자기내들끼리는 어느 정도 아는 듯하다. 덕분에 문화가 일본과 다른 유학생의 경우에, 가끔씩 사귀는 중이라고 오해를 사는 경우가 있다.
다음 게시글에서는 우리학과의 학구열과 여러 부류의 학생들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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