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현재 참여하고 있는 유학 프로그램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한 뒤, 예비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언젠가의 게시물에서, 나는 일본어 선생님이 칠판에 1억 5천만 원이라고 적었고 이런저런 소개를 듣고 일본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했었다.
그 이야기 속 제도의 정확한 이름은 한일 공동 이공계 학부 유학생(줄여서 일공)으로,일공 전국에서 100명을 뽑아 우수한 일본의 국립대학에 성적순으로 보내주는 제도이다. 이 제도의 역사 같은 건 홈페이지나, 나무 위키를 보면 자세히 나오므로 생략한다. 일본에 유학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업료, 생활비를 모두 지원하며 국비 유학생이라는 타이틀까지 제공한다. 장학금 수령에 가정형편 같은 조건들은 존재하지 않으며, 시험에 합격했는가 불합격했는가 만으로 결정된다.
먼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시험에 응시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인 돈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당시 환율로는 정말 1억 5천만 원에 가까웠지만 엔저 현상이 지속돼서 지금은 일본어 선생님이 칠판에 적었던 숫자인 1억 5천만 원까지 가지는 않는 것 같다. 간단하게 내가 지금까지 받은 장학금, 그리고 받을 장학금을 1엔=10원으로 단순 환산해서 정리해보았다.
다음으로 획득하게 되는 일본 대학 학부 학위에 대해서 간략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일본의 대학 수준은 수도권이라고 해서 무조건 높은 것은 아니다. 물론 전체적으로 수도권이 역시 조금 더 높긴 높지만, 그보다는 지방 거점 국립대, 특히 구제국대학이라고 불리는 역사가 오래된 지방 거점 국립대가 매우 수준이 높다. 한일 공동 이공계 학부 유학생 프로그램은 합격할 경우 이러한 국립대만을 지원할 수 있다. 이런 좋은 대학에서 추가로 국비유학생이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기 때문에, 일본 내에서 취직할 경우 평범하게 졸업하였다면 정말 여러 가지로 메리트만 가득하다. 게다가 일본 내에 정착해서 살아갈 계획이 있는 사람에게는, 영주권을 따거나, 귀화할 경우에도 크게 메리트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제도의 단점으로는
1. 올해를 기점으로 학부과정이 폐지되었다는 것이다.
20기 선발을 마지막으로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선발을 진행하지 않는다. 때문에 아무리 좋은 제도이더라도 이상 이용할 수 없는 제도이며, 후배들이 더 이상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동문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것이다.
2. 일본어 교육을 1년간 예비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받는다.
물론 일본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일 경우에 약간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로 인해 1년 늦게 학교에 들어가게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살이 많은 재수생 나이 때가 되게 된다. 일본어를 아무리 잘해도 이건 의무사항이기 때문에, 모두들 1년을 소모하게 된다. 이것도 꽤나 큰 단점으로 보이는 데,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딸 때 군대를 해결하지 않았을 경우, 재수생이거나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해외 출국 나이 제한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3. 단점에는 이뿐만 아니라 일본에 유학함으로써 오는 다른 여러 가지 다양한 단점도 있다.
이 단점들은 일공에 대한 단점이 아닌 유학에 대한 일반적인 단점들이라고 생각했기에 나중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일공의 예비교육과정은 간단히 설명하면, 1년간 일본어와 일본 대학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먼저 한국에서 6개월 간 진행되는데, 합격자가 모두 경희대학교에 모여서, 한 달에 소정의 품위 유지비(장학금)를 받으며 교양 수준의 간단한 수학, 물리, 화학과 입학 이후 도움이 될 일본어 수업을 들으며 한국에서의 마지막 캠퍼스 생활을 즐기는 것이다. 물론 선생님들이 꽤나 깐깐하고 열정적이기 때문에 조금 힘들 수도 있고, 성적이 안 좋으면 장학금을 감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충분히 주의해야 한다. 나의 경우에는 이미 JLPT1급을 따두기도 했고, 별로 진지하게 예비교육에 임하지 않았다. 대신 경희대에서의 캠퍼스 생활을 동아리를 두 개 가입하는 형태로 만끽하였고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나머지 6개월은 일본에 건너가서 입학하게 될 자기 학교에서 수업을 듣는데, 이때에는 한국의 경희대보다 훨씬 여유로운 대학 생활을 보내게 된다. 심지어는 전공수업도 거의 없고 일본어 수업만을 듣기 때문에 정말 여유롭게 여러 가지 일들에 도전해볼 수도 있지만, 이 시기를 얼마나 잘 보내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유학생활에 여러 가지 영향이 미칠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실전 일본어 실력을 늘리기 위해서 조금 고급 이자야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아직 신입생도 아니지만, 사진부라는 동아리에 세 번이나 찾아가서 가입하기도 하고, 근교로 자주 가벼운 여행을 떠나고, 각종 외국인을 위한 행사들에 참가했었다. 덕분에 다양한 사람을 만나볼 수 있었고, 일본어 실력도 정말 엄청나게 늘었던 것 같았다. 다음에는 내가 생각하는 일본 유학의 장단점, 유학에 대한 장단점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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